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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발 크루즈 여행 (팬스타크루즈, 선내시설, 나가사키)

by 주키포키 2026. 5. 11.

저도 처음엔 "배로 일본을 간다고?"라며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될 거리를 굳이 하룻밤을 배에서 보내야 한다는 게 낯설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하룻밤이 오히려 여행의 가장 좋은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팬스타크루즈 미라클호를 타고 엄마와 함께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다녀온 경험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크루즈 선내시설, 직접 타보니 이랬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배 안에 사우나가 있고, 뷔페가 있고, 공연이 열린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막상 타고 나니 그 질이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침대도 깨끗하고 매트리스도 꽤 편안해서 이동하는 내내 잠을 설친 기억이 없습니다. 다음날 오사카에 도착했을 때 컨디션이 정말 좋았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크루즈 선박에서 빠지지 않는 시설이 바로 노천탕과 사우나입니다. 노천탕이란 외부에 개방된 공간에 설치된 온탕 시설로, 바다 위에서 하늘을 보며 몸을 담그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용해봤는데, 밤바다 위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감각은 꽤 특별했습니다. 육지의 스파나 찜질방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에요.

선내 공연도 생각보다 수준이 있었습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크루즈 코스에서도 라틴쇼가 소개되었는데, 크루즈 공연은 엔터테인먼트 패키지(entertainment package)라는 개념으로 제공됩니다. 여기서 엔터테인먼트 패키지란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승선 티켓에 포함된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 프로그램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뷔페 식사, 온탕, 공연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으니 가격 대비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크루즈 여행이 특히 잘 맞는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가족 여행 (비행기 탑승과 공항 대기가 부담스러운 경우)
  • 어린 자녀가 있는 여행 (선내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충분함)
  • 단체 모임이나 동창회 여행 (프라이빗 공간 예약이 가능한 경우가 많음)
  • 피로 회복이 필요한 분 (이동 중에도 쉬고 자면서 다음날 바로 관광 가능)

저 같은 경우에는 엄마와 단둘이 간 여행이었는데, 공항 이른 체크인이나 게이트 이동 없이 터미널에서 승선하면 된다는 점이 특히 편했습니다. 부산항 국제크루즈터미널(Busan International Cruise Terminal)은 부두에서 바로 승선이 가능한 구조로, 공항과는 달리 수하물 부치는 과정도 훨씬 간단합니다.

팬스타크루즈로 나가사키 코스, 다음엔 이걸 타볼 생각입니다

제가 탔던 코스는 부산-오사카 구간이었는데, 최근 예능 방송에서 부산 출발 사세보 기항 후 나가사키를 관광하는 코스가 소개되면서 이쪽으로도 눈길이 갔습니다. 나가사키는 동서양의 역사가 뒤섞인 도시로, 130년 전통의 짬뽕 식당과 차이나타운, 카스텔라 빵집까지 먹거리 하나만으로도 반나절이 모자란 곳입니다. 제 경험상 크루즈로 일본에 입항하면 하선 후 일정이 촘촘하지 않아서 오히려 여유롭게 현지를 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크루즈 여행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기항지(Port of Call)입니다. 기항지란 크루즈 선박이 항해 도중 일시적으로 정박하는 도시를 뜻하는데, 승객은 이 기항지에서 하선하여 자유롭게 현지를 관광한 뒤 정해진 시간 안에 다시 승선하면 됩니다. 사세보가 기항지인 코스라면 사세보에 내려 열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나가사키로 이동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동 방법도 꽤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크루즈를 왕복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한쪽은 크루즈, 반대편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편도 조합(one-way combination)도 가능합니다. 편도 조합이란 가는 길과 오는 길에 서로 다른 교통수단을 사용하는 여행 방식으로, 예를 들어 부산에서 크루즈로 일본에 들어가고 귀국은 후쿠오카 공항에서 비행기로 돌아오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여행지를 더 넓게 커버할 수 있어서 효율적입니다.

최근 항공 유류할증료(fuel surcharge)가 크게 오른 것도 크루즈 여행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유류할증료란 항공유 가격 변동에 따라 항공권 기본 운임에 추가로 부과되는 비용으로, 성수기나 유가 상승 시기에는 왕복 기준으로 수십만 원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2025년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노선과 항공사에 따라 편도 3만 원에서 12만 원 수준까지 부과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이런 상황에서 유류할증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크루즈는 실질적인 여행 비용 면에서도 경쟁력이 생깁니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크루즈 승객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항 크루즈 입항 횟수 및 승객 수는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 노선이 전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출처: 부산항만공사). 대한민국 대표 항구도시인 부산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노선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생각보다 접근성이 훨씬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크루즈 여행은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된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경험입니다. 제가 엄마와 함께 탔던 그 하룻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배가 움직이는 동안 서로 뷔페 음식을 집어 먹고 사우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나가사키 코스로 한 번 더 도전해볼 생각인데, 이번엔 노천탕에서 제대로 밤바다를 즐겨볼 계획입니다. 부산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설레입니다.

나가사키 코스가 궁금하신 분들은 팬스타크루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시즌별 출항 일정과 요금을 직접 확인해보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구체적인 일정, 출항 시간, 요금 등이 궁금하신 분은 댓글이나 메일로 편하게 문의해 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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